이번 주 AI 업계는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정책이 다시 흔들리며 앤스로픽과 오픈AI의 최신 모델 접근성이 요동쳤다. 규제로 생긴 공백을 타고 중국 Z.ai의 GLM-5.2가 개발자 플랫폼 순위에서 앤스로픽을 앞지르는 이변도 나왔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15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공개했고, 네이버는 환각을 억제한 대화형 검색 'AI 탭'을 선보이며 실행형 AI 검색 경쟁에 뛰어들었다. 카이스트 연구팀은 AI 에이전트 한 건을 처리하는 데 기존 생성형 AI보다 최대 136배 많은 전력이 든다는 정량 분석을 처음 내놓아, 에이전트 확산이 전력 인프라에 얹는 부담을 숫자로 드러냈다.
해외 뉴스
미국 상무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걸었던 앤스로픽 Claude Fable 5·Mythos 5 모델 수출 제한을 6월 29일 부분적으로 풀었다.1 상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서한을 통해 제한된 사용자 그룹부터 Mythos 5 재접근을 허용한다고 밝혔다.2 정작 논란의 발단이 된 Fable 5는 협의가 이어지며 접근 제한이 더 유지됐다. 애초 이 조치는 아마존이 Fable 5의 가드레일을 우회하는 탈옥 경로를 발견하면서 상무부가 전면 수출 중단을 내렸던 데서 시작됐다. 같은 날 오픈AI도 정부 요청에 따라 GPT-5.6 공개 일정을 늦추기로 했다.3 두 회사가 나란히 규제 리스크에 발이 묶인 사이 중국 모델이 그 틈을 파고드는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앤스로픽은 6월 30일 신형 에이전틱 모델 Claude Sonnet 5를 공개했다.4 코딩과 브라우저·터미널 도구 사용, 장시간 자율 작업에서 상위 모델 Opus 4.8급 성능을 절반 이하 가격에 낸다고 설명했다. 수출통제 해제 발표와 같은 날 신모델을 띄운 타이밍은 규제로 흔들린 신뢰를 성능으로 만회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베이징 스타트업 Z.ai의 GLM-5.2가 개발자 플랫폼 오픈라우터 순위에서 앤스로픽 모델을 웃도는 성적을 냈다.5 코드 아레나 코딩 순위 2위, Artificial Analysis 지능 지수 5위를 기록했다. 운영 비용은 미국 최상위 모델의 6분의 1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미니 딥시크 모먼트"라는 말까지 나왔는데, 하필 앤스로픽·오픈AI가 수출규제로 발이 묶인 시점과 겹쳤기 때문이다.
오픈소스 게임엔진 Godot 재단은 6월 30일 AI가 작성한 코드 기여를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6 재단은 AI 슬롭 풀리퀘스트가 코드 리뷰어를 소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AI를 많이 쓰는 기여자일수록 정작 자기 코드를 책임지고 고칠 수 있다고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신규 기여자에게는 AI 사용 여부 공개도 의무화했다. 오픈소스 진영이 AI 생성 코드를 공식적으로 거부한 사례로 주목받는다.
국내 뉴스
SK텔레콤은 7월 5일 최대 15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한국을 아시아 AI 인프라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7 1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하나에 약 70조원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다. 울산에서 첫 거점을 시작해 2029년 5기가와트, 2035년 15기가와트까지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자체 투자와 파트너 투자, 고객사 장기계약,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섞어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한국의 HBM 경쟁력과 원자력·LNG 기반 전력 안정성을 앞세운 승부수다.
네이버는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 탭'의 차세대 3대 기술을 공개하며 환각 답변 비율을 글로벌 벤치마크 기준 최대 30%포인트 낮췄다고 밝혔다.8 정보가 불확실하면 단정 짓는 대신 되묻도록 학습시킨 것이 핵심이다. 거대 단일모델 대신 특화 소형모델을 조합해 응답 속도는 2배 빨라지고 운영 비용은 3분의 1로 줄었다. 이미지로 의도를 전달하면 장소를 추천하고 예약까지 이어주는 멀티모달·실행형 기능도 함께 선보였다. 검색을 지식 조회에서 행동 완료로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카이스트 유민수 교수 연구팀은 AI 에이전트가 질의 한 건을 처리하는 데 기존 생성형 AI보다 최대 136.5배 많은 전력을 쓴다는 연구 결과를 IEEE HPCA에 공개했다.9 700억 매개변수급 상용 모델 기준 평균 348.41Wh가 소요됐다. 응답 시간은 최대 153.7배 길어졌다. 외부 도구 호출을 기다리는 동안 GPU가 전체 실행 시간의 54.5%를 놀리는 비효율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하루 137억 건의 에이전트 요청이 발생하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약 198.9기가와트, 미국 전체 평균 전력 소비의 절반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망을 함께 설계하는 공동설계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덧붙였다.